사진이야기

대형 카메라 이야기 - 여섯 번째는 노출과 현상

ohzart 2013. 2. 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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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이야기 - 노출과 현상

 

노출과 현상에 대해서는 정말 짧게 Touch하고 지나가련다.

노출과 현상은 대형이기 때문에 다른 점은 별로 없다. 다만, 필름이 큰 만큼 조금 더 세심해져야 한다는 정도가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겠다.

 

 

1) 노출

대형카메라교재도 여타 다른 사진관련 교재들처럼 노출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Zone System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담스 형님의 Zone System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좋은 책들이 많고, 대형까지 고민할 정도라면 한 번은 귀에 담아 두었을 내용이므로 본 이야기에서는 패스한다. (후에 기회가 있으면 이것도 하나의 Series로 풀어 볼 생각이다)

그 와중에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5권의 교재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한가지...

 

"Spot 측광을 하라!!!" 이다...

 

필자의 경험담이기도 하지만, 가벼운 똑딱이 하나 들고 출사를 나갔다가 사진과 학생들로 추정되는 젊은 무리들이 대형 촬영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많은 학생들이 입사식 노출계로 간단한 노출을 확인하고 촬영하는 장면에 경악을 했던 기억이 있다.

대형은 한 장의 Sheet Film이 풍부한 Tone을 갖는 Negative로 만들어야 하는 지루한 과정이다. 맨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노출은 사진이라는 예술과 과학의 언저리에 있는 묘한 영역에서 과학이 지배하는 부분으로 확실한 정답(사진사가 의도한 결과물이 나오는지)이 있는 분야이고, 사진의 기본중의 기본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2) 상반칙불궤(Reciprocity Failure)

앞선 이야기에서도 다루었지만, 대형렌즈는 기본적으로 어둡다. 또한 다음 이야기에서 다룰 촛점 맞추기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기본 조리개 f/32를 훌쩍 뛰어 넘어서 f/64, f/90까지 넘나드는 촬영이 많다. 이 이야기는 Shutter Speed 1초 언저리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반칙불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필자의 다른 Review를 통해서 언급되어서 그것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 같고, 이 이야기에서는 상반칙불궤 data를 게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갈음하고자 한다.

(참조 : http://blog.daum.net/ohzart1/5, http://blog.daum.net/ohzart1/17, http://blog.daum.net/ohzart1/78) 

 

 

 

다만, 한 가지 필자의 경험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Shutter Speed 1초가 나올 경우에는 조리개를 한 Stop 개방해서 1/2초로 노광하거나, Stop 조여서 2초의 상반칙불궤를 따르도록 촬영할 것을 권해 드린다. 그 이유는 위의 표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필름이 1초에서 상반칙불궤가 시작되게 되는데 이 경우 1.2초나 1.5초등의 애매한 수치를 보이게 된다. 대부분의 대형 렌즈들인 1초까지 셔터개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1.5초를 촬영하려면, T mode B mode등의 수동 조절을 해야 하는데, 1초 이하의 짧은 시간을 수동으로 조절하기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광시간이 짧아질 수록 적은 시간이 미치는 오차가 커지게 마련인데, 예를 들어 1.5초 노광시간에서 2초로 노광이 되었다면 시간 차이로는 1/2초밖에 안되지만, 노출은 1/3 Stop이 과노출 된 결과를 보이게 된다. 반면에 5초 노광이 되어야 하는 노출에서 5.5초가 노광되었다 해도 그 차이는 1/10 Stop으로 미미한 차이밖에 안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반칙불궤가 시작되는 1초에 노출을 맞추는 것은 피하고 확실히 상반칙불궤 영역으로 넣거나(2초 이상), 상반칙불궤가 시작되지 않는 영역(1/2초 이하)에서 노광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3) 현상

현상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한다면, 검증된 Pro Lab에서 현상할 것을 권해드린다.

아마도 대형카메라의 세계까지 입문하신 분들이라면 자가 현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형/중형의 자가 현상과 대형의 자가 현상은 차원이 좀 많이 다르다.

일단 대형은 필름이 넓고 Sheet Film으로 되어 있어서 소형/중형의 Roll Film과 다르게 현상액을 Smooth하게 만나도록 하는 Mechanism이 기본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아래의 사진들은 필자가 자가 현상하다가 말아먹은 사진들이다.

 

 

 

 

 

위의 두 사진은 Jobo2521 Tank로 수동 교반한 결과물이다. 약품을 무려 1.6 liter나 넣은 무거운 통을 10여분간 두 손으로 힘들게 교반한 결과가 저리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현상탱크의 한계가 아닌가 추정한다.

최종 결과물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현상이 실패하면 정말 울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되는 것이다.

 

 

4) 현상 탱크의 종류

대부분의 소형/중형은 Reel이라고 하는 형태로 Roll Film을 말아 넣어서 탱크에 넣고 현상을 하지만, 대형은 네모난 종이같은 Sheet Film을 현상해야 하는 구조로 현상 탱크나 현상 방식이 무척 다양하다.

대형을 처음 입문한 후배가 자가 현상을 한다고 화장실에서 불을 끄고 아들의 도시락 뚜껑에 Tray 현상을 시도했다. 필름을 빼어서 현상액을 담은 도시락 뚜껑에 필름을 넣고 손으로 살살 교반을 하는데.. "... 상이 보인다....!" 라며 감동했다고 한다. 정착까지 마치고 필름을 확인한 그가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이다. 필름에 포그가 왕창 먹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분들이라면 이 이야기에 웃을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는다.

소형/중형의 현상방식(Reel에 필름을 감아서 탱크에서 교반하는 방식)과 달리 대형은 사진가들의 상상력만큼이나 다양한 현상방식이 존재한다. 위에서 소개한 후배의 해프닝처럼 Tray 현상도 가능하다. 광자(Photon)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암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말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탱크 현상을 하게 된다. (물론 특정 파장에서 반응을 하지 않는 Ortho Film의 경우에는 필자도 인화지 현상하듯이 Tray 현상을 실시한다)

 

아래의 그림들은 eBay에서 구할 수 있는 현상 탱크의 종류들이다.

 

 

 

위의 그림은 어찌 보면 Tray 현상 이후로 가장 오래된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Sheet Film Hanger에 넣어서 현상탱크에 넣고 현상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교반할 엄두가 안 나는 형식이라 하겠다.

 

 

 

eBay에 가끔 보이는 Sheet Film현상 탱크 중의 하나이다. 필름이 Wave형태로 삽입되고 현상 탱크에 약품을 넣고 교반하라고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 모델도 교반이 Smooth하게 이루어 지기는 곤란한 Design이 아닌가 추정한다.

 

 

 

대부분 대형유저들이 자가현상하기 위해서 처음 구입하는 모델이 바로 Jobo2521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이 탱크의 매력은 대형과 소/중형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역시 다용도라는 말은 전용탱크에 비해서 잃는 게 있는 법인거 같다. 필자에게 가장 많은 눈물을 안겼던 탱크도 바로 이 탱크이다. 앞서 살펴본 많은 현상 실패가 바로 이 탱크가 내게 남겨 준 선물이었다. 소형/중형의 경우에는 약품이 조금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주 좋은 탱크이다. 또한 소형/중형의 경우에는 Reel간격이 넓어서 Jobo 1000 Series 탱크보다 어떠한 면에서는 더 좋은 현상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에 적용하게 되면, 일단 오른편의 Reel에 필름을 넣는 것부터가 힘든 과정이다. (실제 필자의 경우에 필름이 겹쳐서 현상에 실패한 경험도 많다.) 또한 Reel의 구조가 교반 과정에서 현상얼룩을 유발할 소지가 많게 설계되어 있다. 빠른 교반의 경우에는 예외없이 현상 얼룩이 발생한 경험도 있다. 만일 이 탱크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대형 현상은 하지 마시고 소형/중형에만 이용하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다음에 소개드릴 탱크는 Jobo 3013 Tank이다. 이 탱크의 특징은 가볍고 약품 소모량이 적다는 것으로, 마치 인화지 현상 탱크와 같이 오늘 쪽 내부에 보이는 것과 같은 빨간색 지주대 사이에 Sheet Film을 삽입하여 현상하는 방식이다. 필자도 이 탱크를 eBay에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탱크의 결정적인 결함은 빨간 지주대를 고정하는 핀을 주위로 현상 얼룩이 잘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약품을 많이 넣고 교반을 느리게 하면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Design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되는 아쉬움이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Tank Jobo3010(3006)이다. 필자의 경우에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 Tank Jobo CPP2로 자가 현상 System을 구축했다. 혹시 자가 현상을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이 Tank를 사용하실 것을 권해 드린다. 다만, 이 탱크의 경우에는 수동교반은 불가능하고(주입구를 막는 Cap도 없다) 또한 왠만한 교반기로는 이 탱크를 굴리기 힘들 정도로 무겁다.

Tank는 현상액이 필름에 만나는 환경이 최적화 된 현상탱크로 약품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지는 않고(최소 투입량 210ml로 되어 있으나, 필자는 400~500ml를 투입한다), 오른편에 보듯이 탱크 하단부에 항온수가 투입되어 현상 과정이 균일한 온도로 유지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 탱크를 설계한 엔지니어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현상 방식에 대해서 살펴 보았지만, 다시 한 번 결론을 이야기한다면, 섣불리 자가 현상을 하기 보다는 검증된 Pro Lab에서 현상하시길 권해 드린다. 대형 필름 한 장을 현상 과정에서 실패하는 것은 소형 몇 롤을 날려 먹은 것 보다 심리적인 Damage가 크게 마련이다. 또한 현상이 사진의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회복 불가능한 Process이기 때문에 현상은 가능한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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