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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 대형의 용어 및 개념(2)
지난 이야기에 이어서 몇 가지 개념을 더 잡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위의 그림은 Nikon사의 대형렌즈 Catalog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렌즈의 사양이 잘 정리된 아주 좋은 예이어서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필자는 이런 숫자들을 보면 이게 뭔지 꼭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주 못된 습관이 있다.
1) Focal Length, Angle of View, Circle of Good Definition, Angle of Coverage
엄청난 용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을 잘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교재를 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The Focal Length is the distance from the emergent(image) nodal point to the principal focal point.
촛점거리는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개념에서 많이 다르지 않다. Optics를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여러분들이 이해하시는 것과 조금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으나, 이 부분은 복잡하니까 패스하도록 하겠다. 단위는 길이 단위인 mm를 사용한다.
The Angle of View is the angle formed by lines from the image nodal point to two opposite corners of the film with the film located one focal length from the image nodal point.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각이다. 뒤에 설명될 포괄각도와 다른 개념인데 가끔 혼용해서 사용되기 때문에 여기서는 확실히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화각은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필름면에 형성된 이미지의 대각선을 Cover하는 각도의 의미이다. 단위는 각도인 도(degree)를 사용한다.
The Circle of Good Definition(Image Circle) is a circular area in the image plane within which the lens is capable of forming an image having acceptable definition.
대형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귀에 못이 박히게 듣게 되는 용어 중의 하나가 바로 이미지 서클이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렌즈가 해상력을 유지하면서 상을 형성하게 되는 면적을 의미하게 된다. 단위는 면적을 사용해야 맞을 거 같지만, 어짜피 최종 결과물이 모두 원형을 띄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을 피하기 위해서 원형의 지름인 길이단위 mm를 사용한다.
The Angle of Coverage is the angle formed by lines connecting the image nodal point to opposite sides of the circle of good definition, or the angle of the cone of usable light transmitted by the lens.
포괄각도(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는 것인데... 이 부분이 화각과 많이 혼동해서 사용하곤 한다. 위에서 살펴 본 Image Circle이 면적 개념이라면 이를 각도로 환산한 것이 포괄각도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Image Circle과 Angle of Coverage는 단위상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값이 된다. 렌즈를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아래와 같이 75도라고 각도가 적혀 있는 것을 보시게 된다. 이게 바로 포괄각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참고로 Image Circle과 Angle of Coverage는 무한대 촛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135포맷의 경우에는 렌즈를 설계할 때에 135필름에 맞도록 Image Circle을 Design하기 때문에 약간의 설계 여유를 제외하면 포괄각도와 화각은 동일한 수치를 보이게 되지만, 대형은 Movement를 고려해서 가능한 넓은 Image Circle을 갖도록 설계하게 되므로 대형렌즈에서는 포괄각도가 사진의 화각보다 항상 큰 수치를 가지게 된다.
여기까지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서 하나의 예제를 보도록 하자.
모 사진클럽에서 위의 사진이 어떤 렌즈를 사용했을까 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135포맷기준으로 30mm언저리일거 같다고 답을 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답이기도 하고, 또한 틀린 답이기도 하다.
위의 사진은 Nikkor 180mm f5.6렌즈를 사용한 4x5inch 대형 사진이다. 135포맷으로 환산하면 54mm 촛점거리의 렌즈를 사용한 것이다(앞 이야기 참조).
그렇다면 저 광활한 하늘이 주는 광각의 느낌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게 바로 화각과 포괄각도의 차이에서 오는 대형만의 착시 현상이다.
우선 Lens Spec을 살펴보면 Nikkor 180mm f5.6의 포괄각도는 70도 이다. 70도에 대해서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Nikon Homepage에서 135포맷의 각 렌즈 촛점별로 화각을 정리해 보면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된다.
위의 그래프에서 Y축 화각이 70도인 곳을 따라 내려가 보면 촛점거리가 30mm 근방이 된다. 그러니까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30mm 촛점거리일 거 같다고 답한 것이 맞는 답이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본 렌즈의 촛점거리는 135포맷으로 환산하면 54mm로 또한 틀린 이야기가 된다.
이 차이는 바로 대형카메라의 넓은 이미지서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렌즈는 실제 포괄각도가 135포맷기준으로 30mm정도의 촛점거리가 갖는 포괄각도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브먼트를 통해서 70도의 포괄각도를 갖는 이미지 서클의 일부를 Cropping한 것과 같이 사용해 버리기 때문에 실제로 촛점거리로 이야기하면 54mm의 촛점거리를 갖고 화각으로 이야기하면 45도 언저리의 화각이 되는 것이다.
2) Flange Focal Distance
대형카메라 조금 사용하시는 분들이 가끔 프랜지백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보실 수 있다. 영어로 이야기하면 Flange Focal Distance인데 일본사람들이 프랜지백이라고 부르게 되어 아마도 우리도 그렇게 부르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Flange Focal Distance를 가장 쉽게 말하면 그냥 촛점거리와 같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이 값의 정의는 렌즈의 중심(조리개가 있는 위치를 광학적으로는 Aperture Stop이라고 하며, 렌즈의 중심으로 정의한다)로 부터 필름면까지의 거리이다. 그러니까 300mm Lens라면 촛점을 무한대로 맞추었을 때 필름부터 렌즈보드(렌즈 중심)까지의 거리가 300mm가 나오는 것이 보통인 것이다. 물론 피사체가 가까워지면 렌즈가 피사체 쪽으로 더 움직이기 때문에 Flange Focal Distance는 촛점거리보다 더 길어지게 되겠지만, 렌즈 Spec에 나와있는 Flange Focal Distance는 무한대 촛점을 기준으로 표기한다.
이 Flange Focal Distance는 카메라의 사양에도 적시되어 있는데 보통 Bellows의 최대길이와 최소길이를 표기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 수치는 결국 그 카메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렌즈의 종류를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최대 Flange Focal Distance가 300mm라고 한다면 그 카메라에서는 최대 300mm 촛점거리의 렌즈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거꾸로 최소 Flange Focal Distance가 70mm라고 되어 있다면, 광각렌즈로는 70mm렌즈까지가 사용 가능하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 사양에 표기된 최대/최소 Flange Focal Distance는 무브먼트가 전혀 안 되는 글자그대로 최대로 늘리고 최소로 줄였을 때의 수치이기 때문에 보통은 사양에 나온 값에 20%정도 보상을 해서 본인의 렌즈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위의 사진은 교재에 개제되어 있는 타찌하라 카메라의 광고이다. 왼쪽 아래의 카메라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세계에서 가장 길게(840mm) 늘어지는 카메라라는 광고인 것이다. 이것이 결국 최대 Flange Focal Distance를 나타내는 값인 것이다.
그럼... 이 당연할 것 같은 숫자가 왜 중요한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그 질문의 답은 대형에서 사용하는 Tele Type Lens에서 찾을 수 있다.
보통 대형카메라는 Bellows를 늘여야 망원이 대응 가능한데, 1200mm와 같이 말도 안되는 길이의 망원 렌즈나 500mm정도의 망원렌즈만 해도 Bellows가 감당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Lens Design에서 Flange Focal Distance를 촛점거리보다 짧게 (60~70%정도) Design한 것이 Tele Type Lens인 것이다.
위의 표는 Fujinon의 300mm렌즈 중에서 통상렌즈와 Tele렌즈를 비교한 표이다. CM Fujinon 300mm f5.6의 경우에 Flange Focal Distance가 약 300mm로 촛점거리와 동일하지만, Tele Type Lens인 FujinonT 300mm f8의 경우에는 66%가 짧은 200mm언저리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Bellows가 200mm 정도만 늘어날 수 있다면 300mm 촛점거리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듯이 Flange Focal Distance를 줄이는 설계는 Image Circle이 줄어들게 된다(위의 경우에는 거리상으로 거의 반으로 줄어 버렸다).
이렇게 작은 이미지 서클을 갖게 되면 위의 그림과 같이 약간의 Movement에도 비네팅이 생기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3) Image Circle
Image Circle은 워낙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Image Circle을 확보하지 못해서 비네팅이 생긴 실패 사진을 몇 장 감상해 보겠다.(필자에게는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이런 경우에는 즐거움이 되는 거 같다)
경주 삼릉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Wista SP에 Apo Symmar 150mm f5.6을 사용한 사진인데.. Front Rising이 과도했는지 윗부분에 비네팅이 작렬하고 있다.
Wista SP에 Nikkor AMED 120mm (마크로렌즈)를 사용해서 약간의 Tilt만 주었을 뿐인데 네 구석 모두 비네팅이 작렬하고 있다.
사실 Image Circle을 벗어나서 비네팅이 발생하는 것은 Ground Glass의 네 귀퉁이에 있는 개방부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것은 충분히 훈련되지 않으면 확인하기 힘들고, 또한 긴 촬영 과정에서 매번 확인하는 것도 참 힘든 일이다. 또한 위의 사진(Sinar F2 / Super Angulon 90mm f8)과 같이 90mm 이하의 광각 렌즈의 경우에는 주변부 광량저하가 급격하게 심해지기 때문에 Ground Glass에서는 분명히 상이 확인되는데 실제로 현상해 보면 비네팅이 작렬하는 경우도 있다(이것 때문에 90mm이하의 광각렌즈에서는 다양한 무브먼트를 위해서 Center Filter를 사용하기를 권한다.)
위의 그림은 왠만한 대형 관련 커뮤니티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Schneider 각 렌즈별 이미지 서클 비교 그림이다. 이 그림이 Image Circle에 대해서 가장 잘 표현한 그림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보듯이 4x5inch 필름은 최소 155mm 지름의 이미지서클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경우 무브먼트는 1mm도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원활한 Movement를 위해서는 Image Circle은 크면 클 수록 좋다고 말할 수 있다.
Image Circle은 같은 촛점거리의 렌즈에서도 포괄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렌즈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Image Circle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래 Lens별 사양비교 Site 참조)
http://www.largeformatphotography.info/lenses/LF4x5in.html
Image Circle은 일반적으로 광각일수록 좁고, 망원일수록 넓다. 특수목적 렌즈(Tele Type, Macro)의 경우에는 같은 촛점거리를 갖는 통상의 렌즈보다 Image Circle이 작다.
또한 Image Circle은 보통 최대 개방일 때는 작고 f22이상에서 최대 넓이를 갖는다(이 이야기는 뒤집어 이야기하면, 대형은 조리개를 최소한 22이상으로 조이고 촬영해야 한다는 의미와 통하기도 한다).
통상 대형을 처음 입문하는 유저들이 풍경사진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135포맷의 경험으로 90mm 이하의 광각렌즈를 선호하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것 같이 대형에서의 화각은 135포맷의 화각과 느낌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90mm정도는 되어야 135에서 느꼈던 광각의 광활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90mm 이하의 Lens는 Image Circle이 급격하게 좁아지기 때문에 Movement의 제약이 많은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렌즈에 필터를 장착하는 경우에는 이미지 서클이 더 줄어들게 되므로 Lens 사양에서 보는 Image Circle보다 훨씬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 점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특히 광각렌즈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위의 그래프에서 47mm f5.6 XL렌즈와 58mm f5.6 XL렌즈의 경우에는 Image Circle이 165mm 정도 되는데 광각 렌즈 특유의 주변부 광량저하를 개선하기 위한 Center Filter를 반드시 장착해야 하므로 이 두 렌즈의 경우에는 Image Circle을 극대화시키는 XL렌즈임에도 불구하고 4x5inch 대형에서는 무브먼트가 거의 불가능한 렌즈라는 불행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4) 렌즈 사양 검토
드디어 본 이야기 서두에서 소개한 렌즈 Spec에 대해서 각 항목을 곱씹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사양표는 필자가 표준렌즈로 사용하고 있는 Nikkor 180mm f5.6의 사양표이다.
모두를 살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예를 들어 Covering Power라고 하는 것이 앞서 살펴 본 Angle of Coverage로 포괄각도를 의미한다. 이 포괄각도도 최대개방에서는 줄어들게 되며, 보통 f22이상에서 최대치를 보이게 된다. 이 렌즈의 Image Circle은 무려 253mm로 155mm가 필요한 4x5inch에서는 충분한 Movement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이 렌즈에 앞서 사용한 Apo Symmar 150mm f5.6의 경우에는 Image Circle이 220mm였고 이 경우에 과도한 Movement로 인한 비네팅을 많이 겪었으나, 180mm로 바꾼 뒤에는 한 번도 비네팅을 겪어 본 적이 없다.) 또한 Flange Focal Distance의 경우에 177mm로 180mm 촛점거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Normal Lens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 이야기 ☞ 스크린 http://blog.daum.net/ohzart1/23
렌즈만 다룬 또 다른 시리즈 : 대형카메라 렌즈 이야기 (http://blog.daum.net/ohzart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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