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대형 카메라 이야기 - 첫 번째는 대형의 매력

ohzart 2013. 1. 29. 18:29

 

첫 번째 이야기 - 대형의 매력

 

대형카메라...

 

요즘같이 이쁘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설계된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참 어색하게 생긴 카메라이지만, 사진기의 기본에 아주 충실한 카메라이다. 렌즈가 있고, 필름이 있고 그 사이에 빛을 차단한 암공간단순해도 너무 단순한 구조인 것이다.

 

최근 주변에 대형카메라 입문을 주저하는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또한 대형유저들 중에서 정보의 부족함으로 대형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이에 짧은 지식을 정리하여 대형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본 이야기는 아래의 7권의 책을 총 정리한 액기스 버젼이라고 보시면 될 것이고, 중간중간 참고 자료는 이 5권에서 발췌하여 개재함을 알려 드린다.

 


 

 

 

그럼...우선 대형카메라의 매력을 살펴 보기로 하자

 

1) 필름이 크다

대형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대형카메라에 사용되는 필름은 일단 크다. 우리가 흔히 "판형이 깡패다"라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필름이 크다는 것은 보다 많은 정보량을 담아낼 수 있다는 의미로 전용되기도 한다. 영어로는 Largeformat Camera라고 하며, 일본어는 특이하게(?) 대판(大判)카메라라고 부른다. 판형이 크다는 의미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은 최근에 디지털 카메라가 발달하면서 소위 말하는 디테일이 좋다라고 하는 의미에서의 필름이 크다는 것은 상당 부분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중형 디지털백에서 뿜어나오는 디테일이 대형에서의 디테일보다 더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렇다면, 필름의 크기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간단히 생각해 보면 이 질문은 참 우문이 되어 버린다. 이론적으로는 필름 크기를 무한대로 키울 수 있다. 렌즈의 이미지 서클만 확보된다면 말이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맘모스카메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미지이다. 시대가 언제인지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1900년대 초기로 추정되는데 필름의 크기가 얼마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가장 큰 크기의 대형카메라는 20x24 inch 대형카메라이다. 필름이 전지 인화지 크기이니 그 위력 또한 독자들의 상상력의 세계이리라... (아래 그림은 Canham 20x24inch 대형 카메라이다. 들고 있는 필름 홀더만 봐도 지친다)

 

 

 

필자가 사용하는 대형카메라는 대형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4x5inch 카메라이다. 예전에 업무상 만나서 술 한잔 기울이던 미국 친구가 자기도 취미가 사진이라며 내게 건넨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Oh~!!! the smallest largeformat~!!!"

뭐 가장 작은 대형카메라라고 비웃어 주었으니 말이다... 8x10을 사용하던 그 친구에게는 4x5가 얼마나 작아 보일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확대 인화를 고려하면 4x5까지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확신한다. 8x10의 경우에도 확대 인화가 무척 제한적이고(현재 국내에는 상용서비스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1x14inch 이상의 대형필름은 밀착 이외에는 인화할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2) Movement가 가능하다.

만일 필자에게 대형카메라의 매력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무브먼트가 가능한 점을 꼽겠다. 실로 무브먼트의 세계는 오묘하고 끝이 없다... 무브먼트가 창조해내는 세계는 한편으로는 리얼리즘을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무한히 왜곡된 이미지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거꾸로 뒤집으면, 무브먼트없이 대형카메라를 촬영하는 것은 그저 필름이 큰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이야기와 등치될 수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에 대형카메라에 대한 정리는 주로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위주로 정리할 예정이다.

 

3) Sheet Film을 사용한다.

이 부분은 대형 관련된 서적에서도 잘 언급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흑백을 위주로 촬영하는 필자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매력의 하나이다. 소형/중형에서 사용되는 롤 필름의 경우에는 한 롤에서 촬영 환경이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서 N+ 혹은 N- 현상을 장면마다 구사할 수 없다. 그러나 대형은 한 장씩 노광/현상을 하기 때문에 촬영 환경에 맞춘 현상을 통해서 최적의 네거티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아주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4) 렌즈 호환성이 우수하다.

사실 사진의 역사를 보면서 산업화/표준화가 완성되기도 전에 우리 선배들은 대형카메라에 사용되는 렌즈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였다는 것은 정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아주 오래된 카메라의 경우에는 렌즈보드를 자작하여 사용하는 번거러움을 통해서 여러 가지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도 있지만, 최근에 제작된 카메라들은 대부분 Copal 1번셔터 등과 같이 렌즈의 Aperture Stop부위의 크기를 표준화해서 카메라에 장착 가능한 보드만 확보되면 이론적으로는 어떠한 렌즈를 꽂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소형카메라에서 라이카의 렌즈가 좋다, 니콘렌즈가 좋다는 등의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서 바디를 바꾸어야 하는 출혈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5) 접사 촬영이 용이하다.

아래의 글은 Ansel Adams “The Camera” 중에서 발췌한 것으로 대형에서의 접사에 대한 설명이다.

“If the bellows will extend to twice the focal length of a lens, the lens can be focused to produce a 1:1 reproduction of the subject.”

쟈바라가 렌즈의 촛점거리 두배의 거리로 늘어나서 촛점을 맞추게 되면 1:1 접사가 된다는 의미인데 논리적으로 대형카메라의 경우에는 Bellows(쟈바라)의 길이만 허용이 되면, 원하는 배율의 접사가 자유로이 가능하게 된다. 소형/중형의 경우에는 렌즈의 최소 촛점거리가 물리적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접사 전용 렌즈가 아니면 접사 촬영이 불가능하지만, 대형은 Bellows의 길이를 늘이는 것으로 피사체와 가까운 거리에서 접사가 가능하다. 물론 이 경우 색수차등의 물리적 현상으로 일반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이미지의 열화가 불가피하게 되어서, 보통의 경우에는 접사 전용 렌즈를 사용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의미에서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필자에게 있어서 대형카메라라고 하는 것은, 사진의 기본을 깨닫게 한 일련의 득도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예술로서의 사진은 어짜피 자신만의 세계가 있으니 논쟁이 되지 않겠지만, 기술적으로 사진에 대한 많은 훈련과 생각을 하게 만든 과정이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사진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정답이 존재하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촛점과 노출이 그것이다.

카메라의 개발 과정을 보면 대부분의 카메라회사들이 카메라가 촛점과 노출이 충실하게 정답을 찾아가도록 개발해 왔다.

철저하게 사진가의 통제속에 촛점과 노출이 결정되는 대형카메라는 그런 의미에서 사진의 기본을 항상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뒤집어 생각하면, 조그마한 방심이 실패로 직결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금도 가끔은 초창기 촬영하면서 실수한 네거티브를 보면서 무한한 반성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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