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현상 평가 결과
사실 오래 전부터 꼭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실험이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더 심해진 게으름과 엄청난 시간/노력/비용 때문에 미루고 있다가 추석 연휴에 몰아서 실험을 했다...
우선 이 리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HD Curve를 이해해야 하는데...
(그림-1) HD Curve Example
위의 그림이 전형적인 Negative의 HD Curve로 Hurter 와 Driffield라는 사람들이 만든 그래프여서 HD Curve라고 한다.
그래프 보는 방법을 간략히 설명하면, X축은 노광량이고 Y축이 필름의 농도이다.
X축은 원점에 가까울수록 노광량이 적고 원점에서 멀어질 수록 노광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며 한 칸이 노광량으로는 한 스탑의 차이를 나타낸다.
Y축은 원점에 가까울수록 필름의 농도가 옅고 멀어질 수록 필름의 농도가 짙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X,Y축 모두 log scale이다.
암부의 시작점의 완만한 부분을 Toe 혹은 Tail이라고 표현하며, 명부의 완만한 부분을 Shoulder라고 표현한다.
HD Curve에서 각 곡선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림-2)에서와 같이 분석이 가능하다.
(그림-2) HD Curve 분석
(그림-2)에서 붉은 커브와 파랑 커브의 차이를 분석해 보면 동일한 농도(1.0)를 갖는 지점을 보면 1 stop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석은 본 평가에서 많이 언급이 되므로 잘 기억해 두시길...
또한 HD Curve에 대해서 가장 쉽게 설명한 교재는
Ansel Adams의 "The Negative"의 Chapter 4 'The Zone System'이니까 참조하시길...
그럼 본격적으로 평가 결과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평가 조건은 아래와 같다.
현상 과정 (CPP-2)
Pre-Rinse : Water 1min
Developer : xTol
Stop : Kodak Stopbath Indicator 1min
Fix : ILFORD Rapid Fixer(1+4) 4.5min
Rinse : 15min under running water
Densitometer : ESECO Compumaster TR90
모든 현상 Data는 Digitaltruth를 기준으로 한다. (http://www.digitaltruth.com/)
1) 현상온도에 따른 현상 특성
필름 현상은 기본적으로 화학반응이기 때문에 열에너지에 매우 민감한 반응이다. 따라서 현상의 전과정에서 온도의 중요성은 많은 교재에서 강조되고 있다.
본 실험은 현상액의 온도가 바뀌었을 때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을 평가한 실험이다. 온도에 따른 시간 보정은 Digitaltruth에 올라 있는 Time-Temp Convert Graph(그림-3)를 참조하였다.
(그림-3) Time - Temperature Convert Graph
본 실험은 Kodak의 Tri-X 400과 ILFORD의 HP5+ 400에 대해서 진행하였다.
(그림-4) Tri-X 400의 온도별 현상 결과
(그림-5) HP5+ 400의 온도별 현상 결과
위의 두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현상액 온도에 따라서 시간만 보정하면 실험오차(시간 계산의 오차)의 범위 내에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CPA, CPE, CPP, ATL Series에서처럼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실내 온도에 맞추어 시간을 보정하여 현상을 진행하는 것이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현상액 희석비에 따른 현상 특성
대부분의 현상액의 경우에 Stock Solution을 만들어서(혹은 Stock Solution을 구입해서) 현상 직전에 물에 희석하여 현상을 진행한다.
이 희석비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1+1의 희석비를 선호하는데, 과연 희석비에 따라서 현상특성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정량적으로 풀어 보기로 한다.
(그림-6) Tri-X 400의 희석비별 현상 결과
(그림-7) HP5+ 400의 희석비별 현상 결과
놀랍게도 Digitaltruth의 data에 따른 본 실험 결과 희석비에 따라서 다른 현상 커브를 보이고 있다. 많게는 1 stop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본 평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겠지만, Digitaltruth의 data는 정량적으로 같은 결과를 확보하기 힘든 틀린 data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희석비를 변경할 경우에는 Digitaltruth의 data를 확신하기 보다는 평가를 통하여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인이 사용하는 희석비는 가능한 고정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얻는 방법이 될 것이다.
3) 현상 시간에 따른 현상 특성(증감/감감)
셔터 스피드가 확보되지 않는 경우 많이 사용하는 증감 현상은 현상시간을 늘려서 명부의 부족한 현상을 끌어 올리는 원리이다. Digitaltruth에서 대표적인 필름에 대해서 각 ISO별 현상시간을 기준으로 어떻게 현상 결과가 바뀌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data가 많이 있는 TriX와 HP5+의 실험 결과를 살펴보자.
(그림-8) Tri-X 400의 현상 시간별 현상 결과
보통 7 stop(위 그래프에서는 Zone III ~ Zone IX)의 범위에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증감/감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8)의 Tri-X의 경우에는 Normal조건을 기준으로 -1 Stop 감감(Pull)의 경우에는 비교적 1 Stop현상 커브가 바뀌어 있음이 확인되나, +1 Stop 증감(Push)를 포함해서 +1, +2, +3 증감의 경우에 정확히 한 스탑 증감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된다. Digitaltruth의 data가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림-9) HP5+ 400의 현상 시간별 현상 결과
그러나 (그림-9)의 HP5+의 경우에는 비교적 규칙적인 증감/감감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각 조건별로 비교적 1스탑씩 움직이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Digitaltruth의 data가 정확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필름들은 어떠할까??
(그림-10) Tmax400의 현상 시간별 현상 결과
놀랍게도 Tmax400의 경우에는 digitaltruth의 데이터에 따른 현상 결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증감/감감을 원하는 경우에는 새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림-11) Neopan400의 현상 시간별 현상 결과
(그림-12) Delta400의 현상 시간별 현상 결과
Neopan400과 Delta400의 경우에는 비교적 정확한 현상 시간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 지켜 보신 분들 중에 Sense있는 분들은 각 필름별 기준 현상 결과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셨으리라...
그럼 각 필름별로 Normal 현상 조건에서의 현상결과를 비교해 보자.
(그림-13) 각 필름별 Normal 현상 결과
Delta3200을 제외하면 비교적 비슷한 현상 곡선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특히 명부의 차이는 각 필름별 2스탑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HP5+처럼 짙은 농도의 필름이 있는가 하면, Tmax400과 같이 옅은 농도의 필름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본 평가에서 살펴본 것 처럼 동일한 농도의 Negative를 확보하려면, Digitaltruth의 data를 맹신하기 보다는 각자의 환경에서 현상시간의 조절을 통하여 자신 만의 data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괜한 호기심에 시작한 평가로 더 많은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만 깨닫게 되어서 앞으로의 현상 작업이 엄두가 나지 않는 부작용이 본 실험의 가장 큰 후유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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