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천재성이나 위대함에 대해서 애호가들의 판단과 선택은 모두 다를 수 있겠지만, 나에게 베토벤의 천재성을 이야기하라면 아무런 머뭇거림 없이 나는 교향곡 7번의 2악장을 선택한다.
위의 악보는 2악장의 첫 주제를 단순화시킨 선율이다.
악성(樂聖)이라 불리우는 베토벤이 선택한 선율로서는 너무나도 단순하다.
영화 Amadeus에 몇번 나오는 장면이지만, 모짜르트는 주변의 작곡가들의 곡들을 들으면서,
"그건 넘 단순하잖아...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하고 보란듯이 멋지게 비틀어서 훌륭한 곡을 만들어 내었고, 주변 작곡가들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모짜르트가 이 주제선율만 보았다면 반드시 베토벤에게 핀잔을 주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그러나 이 부분이 베토벤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이런 단순한 선율을 화려한 화성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조금 복잡한 내용이어서 화성분석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단순한 주제선율에 화려한 반주화성으로 아름다운 하나의 주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아마도 여기까지로 끝났다면 베토벤이 천재라고 이야기하기 꺼려질지 모른다...
이렇게 잘 빗어진 1주제 화음덩어리 위에 위의 악보와 같이 Viola가 아름다운 제 2주제를 얹어 놓는다...슈베르트가 와서 울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을 말이다...
사실 이러한 주제의 단순성은 교향곡 5번에서도 살짝 시도를 해 본다.
그 유명한 주제이다..."따따따...딴..."
베토벤은 교향곡 5번에서 이 주제를 무한반복하면서 하나의 멋진 곡을 완성한다. 단순한 4개의 음표를 복잡다단하게 발전시켜서 말이다...
아마도 베토벤은 모짜르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짜르트 형님... 요렇게 하는 건 몰랐죠??ㅎㅎ"
난 이렇게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의 비장함속에서 모짜르트스러운 익살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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